예전에는 도시 외곽에서 풀을 뜯어먹는 흑염소 떼를 볼 수 있었다. '검은색의 염소'라고 해서 모두 약으로 쓰이는 것은 아니다. 약용 염소만 토종 흑염소로 불린다.
토종 흑염소가 효능이 뛰어난 약용 동물로 여겨지게 된 이유는, 산과 들로 다니면서 사람들이 직접 먹어 에너지화 할 수 없는 여러 가지 귀한 산약초를 비롯해 들판이나 강, 논둑에서 계절별로 자라는 2만여 가지의 풀, 나뭇잎, 나뭇가지, 줄기, 열매, 뿌리까지 골고루 먹고 자라기 때문이다.
흑염소는 소와 같은 되새김 동물로서 나뭇가지나 어린 나뭇잎을 즐겨 먹으며, 일반적으로 가을부터 겨울에 새끼를 가져 풀이 한창 돋아나는 봄에 분만한다. 성장이 굉장히 빠른 편이라 보통 태어난 지 4~5개월이면 어미의 70%까지 자란다.
건조하고 경사진 곳을 좋아하고 성질이 온순하여 관리가 용이하지만 결벽적인 성격 또한 가지고 있어 오물이 섞인 사료는 절대 먹지 않으며, 습기를 싫어하여 비나 이슬에 젖은 풀도 먹지 않는다.
1) 흑염소 효능
동의보감이나 본초강목에서는 몸을 보하고 원기를 보충시키는 데 주로 사용하며, 팔다리에 힘이 없고, 소화기능이 약한 사람, 병후 쇠약해 졌거나 땀이 많이 나는 사람, 더위를 많이 타는 아이 등을 보하는 데 쓰인다고 적혀있다. 또한 '두뇌를 차게 하고 피로와 추위를 물리치며, 위장의 작용을 보안하고 마음을 평온케 한다'고도 하였다.
명의별록에서는 '염소 고기는 속을 덥게 하고 내장을 보하며 기를 늘린다. 심장을 안정시키고 노하는 것을 멈추게 한다. 염소의 젖은 한랭을 치유하며, 염소의 허파는 폐를 보하고, 기침을 멈추게 한다. 염소 콩팥은 신기허약을 보하고 정수를 늘린다. 쓸개는 청맹을 다스리고 눈을 밝게 한다'고 하여 흑염소의 모든 것이 약이 될 수 있다고 밝히고 있다.
토종 흑염소가 건강식품으로 각광 받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몸을 따뜻하게 만들어주는 온양성 식품이라는 점이다. 수족이 냉하고 몸이 차서 생리가 불규칙하고 냉대하가 심하며, 임신으로 고민인 여성이 먹으면 몸이 따뜻해지면서 냉해서 오는 여러 가지 질병들이 없어지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보약이 귀했던 예전에는 출산 후 냉기를 피하고 몸을 따뜻이 해야 하는 산모에게 산후 조리 음식으로 토종 흑염소를 푹 고아 먹였다. 산후풍도 예방하고 산후 영양 공급에 효과가 있었다.
노인들이 양기가 떨어져 손발이 차고 몸이 냉할 때 흑염소를 먹으면 온몸이 따뜻해지므로 양기 보충에도 좋은 음식이다.
먹고 싶은 음식을 먹어도 소화가 잘 안되며, 밥맛이 없고 배가 고픈것을 잘 느끼지 못하고 체중이 불지 않는 증상에도 흑염소가 좋다. 고기가 부드럽고 연해서 소화 흡수율이 굉장히 높다. 지방 함량도 소고기의 절반밖에 들어 있지 않아 영양 성분이 그대로 몸에 전달된다.
밥투정이 심하고 편식을 하는 아이, 만성적인 위장질환자, 위장 기능이 약해서 영양 상태가 좋지 않은 사람에게 흑염소는 최고의 건강 음식이다.
체질의학적인 면에서는 타고난 위장기능이 약하고 속이 냉한 소음인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음식이다.
보양의 목적으로 흑염소를 먹는 것은 중탕의 형태 말고도 다른 육류처럼 고기를 직접 요리하는 방법을 권할 만하다. 염소 고기는 지방은 적고 단백질, 칼슘, 철분이 많고, 노화방지 물질인 토코페롤 함량도 풍부해 세포의 노화를 방지하고 빈혈을 예방한다.
2) 흑염소 부작용 및 주의할 점
- 몸에 열이 많고 위장 기운이 너무 좋은 사람, 몸에 열이 많은 태양인이나 소양인이 먹게 되면 흑염소의 보열 작용과, 위장 기능을 돕는 효과 때문에 오히려 몸이 불쾌해지므로 조심해야 한다.
- 현재 흑염소즙 등을 판매하는 중탕 가공업체에서는 흑염소에 여러 가지 한약재를 섞어 판매하고 있지만, 오히려 한약재 때문에 흑염소의 효과를 제대로 못 볼 수 있으므로 중탕 가공식품은 흑염소만을 가공한 것인지 확인하고 구입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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