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무
소나무는 예로부터 부정과 악귀를 쫓아 마을과 가정을 지키는 신이자, 부귀영화와 자손번창을 누리게 해 준다는 복스런 나무였다. 그래서 마을을 수호하는 나무 중에는 소나무가 가장 많고, 산신당의 신목은 대게 소나무였다.
소나무를 꿈에서 보면 벼슬을 할 징조이고, 솔이 무성함을 보면 집안이 번창하며, 송죽 그림을 그리면 만사가 형통한다고 해몽한다.
우리 조상들은 소나무 장작불로 밥을 해먹었고, 아궁이에 불을 때서 잠을 잤다. 소나무로 가구를 만들고 송편을 해 먹었으며 솔잎주, 송화주, 송순주를 빚었다. 송홧가루로 다식을 해 먹고, 소나무 뿌리에 기생하는 복령은 약재로 썼으며, 송이버섯은 음식의 재료로 사용했다.
솔잎은 소화불량 및 강장제로, 꽃은 이질에, 송진은 고약의 원료로 썼고, 송근유로 불을 밝혔으며 송연(소나무를 태운 그을음)으로 먹을 만들어 글을 쓰고 그림을 그렸다. 송진이 뭉쳐진 호박으로 마고자 단추를 해달았고, 흔들리는 소나무의 운치 있는 맑은 소리를 즐겼으며, 소나무 그림 병풍을 펼쳐두고 즐겼다.
소나무는 잎, 가지, 줄기, 뿌리, 송홧가루, 열매, 송진, 속껍질에 이르기까지 약용응로 쓰이지 않는 것이 거의 없다.
우리나라 산야에는 흑송, 적송, 왕송, 오엽송, 잣솔 등 각종 소나무가 자생하고 있다. 이 중에서 적송은 조선 소나무라 하여 조선송이라 하는데, 나무가 장대하고 가지가 많으며, 잎이 무성하고 솔잎 끝과 나무껍질이 붉으며, 재목의 질과 정기도 뛰어나 예로부터 널리 약재로 쓰이고 있다.
▶피톤치드 효능
식물은 다른 미생물로부터 자기 몸을 방어하기 위해 피톤치드라는 여러 가지 살균물질을 발산한다. 이 피톤치드는 공기 중의 세균이나 곰팡이를 죽이고 해충, 잡초 등이 식물을 침해하는 것을 방지한다.
송편을 찔 때 솔잎을 먼저 시루에 깔아 구멍을 덮고 그 위에 송편을 한 줄 놓고 다시 솔잎과 송편을 한 줄씩 차곡차곡 쌓아 올려 찐다. 이것은 향긋한 솔잎향을 배게 해서 맛을 더해보려는 목적도 있지만, 솔잎을 넣고 쪄낸 송편은 피톤치드를 빨아들여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다.
특히 소나무는 보통 나무보다 10배 정도 강한 피톤치드를 발산한다. 소나무의 항균작용은 너무 강해 퇴비에 유익한 미생물까지 죽여버린다. 피톤치드는 진통, 구충, 항생, 살충, 진정작용, 혈압강하, 내분비 촉진, 감각계통 조정, 정신집중 등의 좋은 작용을 하므로 피톤치드를 다량 발산하는 소나무는 숲속의 보약이라고 불린다.
▶솔잎 효능
예로부터 스님들은 산을 오르내리다 목이 마를 때 솔잎을 씹어 갈증을 달랬는데, 솔잎의 수분은 몸 안에서 흡수가 빠르고 소화에 탁월한 효능이 있기 때문이다.
또 토굴에서 좌선 수행을 할 때 다른 음식은 일체 먹지 않고 그늘에 말린 솔잎가루와 콩가루 섞은 것만을 먹어도 몸이 가볍고 머리가 맑아지며, 힘이 생기고 추위와 배고픔을 모른다고 했다.
솔잎을 장기간 생식하면 늙지 않고 몸이 가벼워지며, 힘이 나고 흰머리가 검어질 뿐만 아니라 추위와 배고픔을 모른다고 해서 신선식품이라고 하여 사찰에서 즐겨 사용하던 음식재료였다.
'동의보감'에 의하면 솔잎은 '고혈압, 말초혈액순환 장애로 인한 팔다리 저림, 불면증, 중풍, 신경쇠약 등에 효험이 있다'고 쓰여 있다. 실제로 솔잎은 인체의 신진대사를 원활히 하여 인체가 지닌 자체 치유 능력을 강화시켜주며, 피를 맑게 하고 모세혈관이 좁아지는 것을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되었다.
또한 '본초강목'에는 솔잎이 심장 강화, 혈압 강화, 강장 작용을 한다고 기술되어 있는데, 이는 솔잎이 콜레스테롤을 낮추고 혈관의 탄력성을 높이기 때문이다.
솔잎에는 노화를 방지하는 항산화 성분, 성장 발육과 두뇌 활동에 도움이 되는 성분, 구강악취에 효과적인 성분도 들어 있다. 솔잎이나 솔뿌리를 삶은 물로 목욕을 하면 젋어진다고 하였는데, 피부를 매끄럽고 부드럽게 하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솔잎은 기관지를 보호하는 기능도 있다. 한방 고서들에는 솔잎이 염증과 부기를 가라앉히고 기관지 천식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기록되어 있는데, 유럽에서는 이것을 이용한 솔잎 추출물로 호흡기 보호용 캔디를 만들고 있다.
또한 솔잎에는 타닌 성분이 들어 있어 고약의 원료로 이용되기도 하였으며, 설사를 멈추게 할 뿐 아니라 감기에도 효과적이며, 피로를 쉽게 풀어주고 머리도 맑게 한다.
▶솔잎주 효능
한방에서는 솔잎을 약술 형태로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수렴성 소염작용과 통증을 진정시키고 피를 멎게 하며 마비를 풀어주는 작용으로 인해 찰과상, 습진, 옴, 신경쇠약증, 탈모, 비타민 C 부족 등의 치료에 쓰이기도 하였다.
▶소나무 속껍질, 송진 효능
소나무의 속껍질에는 제산, 지사 작용을 하는 타닌이라는 떫은 성분이 많다. 각종 향기 성분들은 항균, 방부 작용이 있으므로 오랜 설사, 상처에 잘 듣는다. 솔 마디는 줄기나 가지에 있는 송진이 밴 마디로서, 흔히 '옹이'라고 부른다.
심장, 폐, 신장에 작용하며 풍습을 없애고 경략을 통하게 한다. 송홧가루는 고혈압, 동맥경화, 빈혈 등에 좋은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송진에 들어 있는 향기 성분은 피부자극, 항균, 염증 제거 등의 작용을 한다. 이전에는 폐결핵, 위궤양 등에도 효과가 있는 것으로 소개됐으나 지금은 마른기침, 신경통의 개선, 변비 완화를 위한 관장의 목적으로 먹거나 바른다.
일단 송진은 물에 끓여낸 뒤 굳혀서 필요할 때 가루로 만들어 써야 독성을 제거할 수 있다. 송진에는 타닌이 많고 상온에서 굳는 수지 성분이 들어 있어 많이 먹으면 위장장애나 변비 등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솔잎 활용법
- 솔잎을 넣어 만든 솔잎 요, 솔잎 베개를 사용하면 여러 고질병에 큰 효험이 있다.
- 솔잎은 심신을 안정시키는 효능이 있기 때문에 스트레스가 심하고 지쳐 있을 때 솔잎 반신욕을 하면 효과가 더욱 커진다.
- 중풍/솔잎주 : 솔잎을 넣고 끓인 술을 며칠 두었다가 더운 물에 타서 마신다.
- 고혈압/솔잎즙: 깨끗이 씻은 솔잎을 짧게 잘라 절구에 찧어 즙을 낸다. 이 즙을 매일 식전에 한두 숟가락씩 먹는다.
- 어깨 결림/솔잎 목욕: 솔잎을 베주머니에 싸서 목욕물에 넣어 우려낸 후 목욕을 한다.
- 심한 변비/솔잎차: 깨끗이 씻은 솔잎에 설탕과 물을 넣고 삭혀 식사 후 한 잔씩 마시면 효과가 있다.
▶솔잎차 만드는법
솔잎차는 고혈압 등의 성인병을 다스리며 중풍을 예방한다. 장기 복용하면 복부 비만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된다. 야뇨증 환자에게도 좋다.
- 가늘고 여린 새 솔잎을 2~3분간 데친 다음 말려서 잘게 썬다.
- 이 솔잎을 찻잔에 1 티스푼 넣고 90℃ 이상의 뜨거운 물을 부어 우려낸다.
- 취향에 따라 꿀을 넣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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